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원인이 결국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의 폭탄 테러에 맞춰지고 있다.
추가적인 조사를 거쳐 IS 소행으로 밝혀지면 러시아의 대대적인 보복이 불가피해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과 미국 당국은 기내에 설치된 폭탄 폭발로 여객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을 일제히 제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더 많은 정보가 드러나면서 우리는 그 여객기가 폭발장치에 의해 추락한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내에 있던 폭발장치가 폭발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미국도 여객기내에 설치된 폭발물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정부 관료는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사고기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IS가 원했던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료는 “폭발물 설치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최종 입장은 아니다”며 다른 원인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CNN방송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기 동체내 어딘가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폭발물은 IS 또는 동조세력이 설치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고기에서 수습한 일부 시신에서 심한 화상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폭탄 테러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폭탄 테러가 사실이라면 그 배후는 추락 직후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한 IS일 개연성이 높다. IS 이집트 지부는 사고 직후 5개국어로 낸 성명에서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나이 지방에서 러시아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IS 테러 가능성을 애써 부인해왔던 러시아로서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됐다. IS 소행이 맞다면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이 그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