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대 미국 대통령, 이른바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이 출간되면서 미국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후임 대통령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그리고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아들 젭 부시에 대한 가감없는 감정이 자서전에 그대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출간된 자서전 ‘운명과 권력’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에게는 지극히 우호적이지만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시 가문과 빌 클린턴과의 좋은 관계가 힐러리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두 사람이 어떻게 부부로 살아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둘째 아들 젭 부시에 대해서는 “젭이 더 똑똑하고 공부를 잘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대선에 출마했던 1988년 3월, 부통령 후보를 고심하고 있을 때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가 부통령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며 참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한 것은 외교적 실패”라고 지적하고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자서전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대한 회고도 담고 있는데 ‘원칙주의자’ ‘어려운 여성’ 등으로 묘사했다.
이날 발간된 자서전은 출간 이전부터 일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예고한 바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