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 최악의 테러/ 사진=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트위터 |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과 축구경기장 등 6곳에서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공격 등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9명이 사망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참사인 이번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습니다. IS도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모두 6곳에서 발생한 총기·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모두 1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상자는 352명이며, 이 가운데 99명은 중상을 입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는 미국인과 영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인 희생자는 롱비치 캘리포니아 주립대 여대생인 노헤미 곤살레스(20)로 확인됐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습니다.
사상자 중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이번 테러에 3개 팀이 연루됐으며 총 7명의 테러범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테러범 가운데 한 명은 프랑스 태생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또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모두 똑같은 폭약장치가 설치된 조끼를 입고 있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테러는 13일 밤 오후 9시 20분께 파리 시내 10구 알리베르 가에서 한 괴한이 반자동 화기로 '카리용' 바를 향해 난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맞은편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와 파리 11구 샤론 가의 카페 '벨 에퀴프'와 일본 식당, 퐁텐 오 루아 가의 피자집 등으로 공격이 번져 10∼2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곳은 파리 11구 볼테르 가에 있는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이었습니다.
14일 오전 0시 45분까지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질극에서 희생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바타클랑 극장에서만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극장에 진입했을 때 용의자 3명은 폭탄 벨트를 터뜨려 자살했으며, 나머지 1명은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이에 앞서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벌어지고 있던 파리 동북쪽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는 오후 9시 30분께 경기장 인근에서 자살폭탄공격을 비롯한 3차례의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경찰은 바타클랑 경기장에서 사망한 용의자들을 비롯해 모두 8명의 용의자가 사망했으며, 진압되지 않은 추가 공범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이번 테러의 배후로 IS를 지목하고, 이번 사건을 프랑스에 대한 '전쟁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전날 테러 공격이 시작됐을 무렵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가 발생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전하다가 폭발음이 들린 이후 긴급 대피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후 IS도 곧바로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S의 공식선전매체는 "8명의 형제가 자살폭탄 벨트와 자동소총으로 '십자군'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했다"며 "프랑스와 이들을 추종하는 자들은 IS의 표적으로 남아있다"고 위협했습니다.
IS는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습하고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며 이번 테러가 프랑스가 지난 9월부터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S 대상 공습에 동참한 데 대한 보복과 경고의 의미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프랑스는 시리아에서의 IS 대상 공습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로 그동안 이라크에서만 공습에 참여해오다 최근 시리아 난민 위기가 고조되면서 9월부터 공습에 동참했습니다.
이에 앞서 IS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한 이후인 지난달 31일 발생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한 러시아 항공기 추락 사고 역시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지난 1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IS의 연쇄 자살폭탄 공격으로 41명이 사망했으며, 지난달 10일에는 터키 앙카라역에서 102명을 숨지게 한 자살폭탄테러로도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등 IS는 최근 중동과 유럽 각지에서 테러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파리 테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내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꼽힙니다. 유럽 전역으로 보면 191명이 사망하고 2천 명가량이 부상한 지난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테러 이후 최다 사상자를 낸 테러입니다.
이번 참사에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테러를 위한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긴급안보회의 이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테러는 IS에 의해 외국에서 계획되고 조직된 전쟁 행위"라며 "프랑스는 IS의 야만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테러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던 프랑스는 14일부터 3일간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는 한편, 국가안보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습니다.
또 국경 검문을 강화했으며, 학교와 에펠탑 등 주요 관광시설 등의 문을 닫고 스포츠 경기도 모두 취소했습니다.
국제사회도 한목소리로 테러를 규탄하며 프랑스와 연대 의지를 밝혔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시도로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힌 후 올랑드 대통령에게 전화해 위로를 전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으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도 테러에 깊은 충격을 표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인류에 대한 범죄"라며 테러를 규탄하는 등 중동 국가들도 비난 대열에 동참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아시아 정상들도 애도를 전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모든 프랑스 국민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 비극은 인류 문명에 도전장을 던진 테러리즘의 야만적 본질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으로 이 악과의 효율적 투쟁을 위해 모든 국제사회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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