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테러 학살이 발생한지 사흘이 지났지만 15일(현지시간) 파리는 2차 테러 공포속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있었다.
테러 트라우마때문에 도심 곳곳에서 폭죽소리를 총소리로 오인하거나 거짓 테러 경보때문에 혼비백산한채 도망가는 군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저녁 6시 30분경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든 추모객들이 갑작스레 사방으로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총성도 폭발음도 없었지만 너나할 것 없이 급히 인근 건물 안으로 대피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도 이들을 따라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렸다. 급히 건물안으로 피신한 사람들에게 “왜 도망가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들이 뛰어서 그냥 겁이나 정신없이 내달렸다는 말이 되돌아왔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친구 두명을 잃었다는 치아보타 안드레아(34)씨는 “뉴스에 나온 (무차별) 총격장면을 보지 않았느냐”며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희생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나서 그냥 뛰었다”고 했다. 경찰들도 “군중들이 아무 이유없이 사방으로 도주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인근 한 호텔에서는 폭탄이 설치돼있다는 제보가 접수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지만 이 역시 해프닝으로 끝났다. 16일 새벽 프랑스의 이슬람국가(IS) 공습이 시작되고 곧바로 새벽 1시께(현지시간) 이라크발로 “IS가 프랑스,이란, 미국에 대한 총공격을 지시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때문에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시리아 난민들을 시민들과 분리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상원의원인 조엘 가랑드메이람 (공화당)은 BFM TV와 인터뷰하면서 “IS와 같은 테러조직원들이 프랑스 영토 내로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선 안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처럼 파리 테러로 아랍계 이민자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치솟자 파리 무슬림 커뮤니티도 바짝 긴장한 상태다. 그러면서도 무슬림 사회를 전체적으로 싸잡아 범죄집단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테러 현장중 한곳인 르캄보디 레스토랑 앞에서 만난 레바논 출신 알베르 세나우오이 (40)씨는 “무슬림이 문제가 아니라 프랑스 전반의 일자리 부족과 직업차별, 무슬림 포비아가 더 근본적 문제”라며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해도 프랑스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거나 IS같은 파시즘에서 소속감을 찾으려는 수요가 생겨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IS에는 약 3000명의 유럽 출신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이중 절반은 프랑스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지른 범인중 2명도 프랑스 국적이고 다른 테러리스트들은 무슬림 인구가 밀집한 벨기에 브뤼셀 북부지역이라는 점은 IS가 상대적 차별을 받는 유럽 내 무슬림들을 회유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수와 올랑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회계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마리아 레이보카씨는 “올랑드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적어도 불평등은 완화될 줄 알았지만 계속되는 일자리 부족은 기독교를 믿는 젊
[파리 = 신현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