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령화 관련 기업들이 발빠르게 중국 실버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에서 쌓아올린 노하우로 급속히 늙어가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요양서비스업체인 니치이학관은 내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방문간호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들어갔다. 이미 6개 중국 가사 대행업체를 인수한 니치이학관은 추가로 10개 업체 인수를 결정했다. 중국은 가정부가 가사대행과 간호서비스를 병행하는 게 일반적이라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니치이학관은 경제력이 집중된 베이징과 해안도시 뿐만 아니라 서부 대륙에서도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로 유명한 일본 제약사 에자이도 중국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3% 늘어난 에자이는 중국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투자에 들어갔다. 에자이는 중국 각지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외래 진료소 140곳을 설치했다.
일본 기업들이 서둘러 중국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고령층을 상대로 한 엄청난 기회 때문이다.
중국위생계획출산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5.5%로 무려 2억1200만명에 달한다. 매년 노인 인구가 86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의 4분의 1이 65세 이상인 일본과 비교하면 고령화가 아직 덜 진행됐지만 엄청난 인구 탓에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니치이학관은 중국은 간호서비스 시장이 태생 단계지만 시장규모가 2조3000억엔(약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고령화 국가인 일본 국내에서 쌓아온 간호서비스와 고령화관련 제약, 의료·건강기기 등의 기술 서비스 노하우를 적용하면 중국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로봇을 가사도우미로 활용한 노인전용 맨션이나 실버타운 등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일본 건설업체들도 향후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와하우스는 치매방지로봇, 보행보조로봇 등 다양한 노인용 로봇을 벤처기업과 함께 개발해 노인용 맨션 등에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면서 1회용 기저귀 등 위생용품을 만드는 가오가 중국 생산을 늘리기로 하는 등 출산 관련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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