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 당연히 전세계 경제에 파장을 미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다. 만약 미 긴축이 가뜩이나 저성장 늪에 빠진 중국 경제에 충격을 가해 중국경제 침체가 현실이되면 세계 경제에 끔찍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신흥시장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총괄대표는 미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발 경제쇼크 가능성을 세계경제 침체를 초래할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샤르마 총괄대표는 지난주말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수년내 중국발 글로벌 경제 침체 국면이 온다고 해도 놀랄게 없다”며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샤르마 대표는 “내가 말하는 중국의 위기는 외환위기가 아니라 저성장의 위기”라며 “중국은 더 이상 연 6% 이상의 성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통계는 과장됐고 연 4~5% 성장이 현실에 부합하는 숫자라고 샤르마 대표는 덧붙였다. 여기서 중국 금융시장 혼란, 소비 위축, 기업과 은행권 도산 등으로 성장세가 더 악화되면 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과 다른 신흥국들에게 거대한 쓰나미로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 에너지 소비 감소로 이미 직격탄을 맞은 자원 수출국들도 더욱 벼랑 끝에 내몰릴 공산이 크다.
샤르마 대표는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를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 두가지를 꼽았다. 역사상 어느 국가도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6% 이상 성장을 달성한 적이 없고, 중국의 빠른 부채 증가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노동연령인구(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샤르마 대표는 “중국이 한자녀 정책을 포기하기로 했지만 너무 늦었다”며 “한자녀 정책 포기 효과가 나타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샤르마 대표는 신흥국 중 2008년 이후 중국만큼 빠른 속도로 부채가 늘어난 국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고성장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부채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130%를 밑돌았던 GDP 대비 부채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해 20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샤르마 대표는 “중국 부채 수준은 2008년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무리하게 성장 속도를 높이려 하면서 균열이 발생했다”며 “중국발 쇼크가 터진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당초 생각한 금리 인상속도가 하향조정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샤르마 대표는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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