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가 운영을 둘러싸고 국부 마하티르 전 총리와 나집 현 총리의 갈등이 계속 되고 있다. 전 총리와 현 총리가 대립하는 모양새가 얼핏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현 나집 총리의 잇단 실정이 이같은 단초를 제기했다는 분석이다. 국부 마하티르 전 총리의 인기는 여전하다.
6일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최근 나집 총리 국가안보위원회(NSC) 권한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 나집 총리가 나라를 팔아치울 수 있을 정도의 절대권력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 말레이시아 하원은 나집 총리가 이끄는 NSC에 안보 구역을 설정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를 두고 “왕의 권력이 나집 총리에게 넘어갔다”며 “나집 총리가 이제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고 누구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면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과 인권단체도 마하티르 전 총리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NSC에 국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도 없고 절대 권력을 총리에게 주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비자금 스캔들로 사퇴 압력을 받는 나집 총리가 정치적 목적으로 NSC를 악용할 수 있다는 의혹에 여론의 역풍은 거세다.
나집 총리는 그동안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26억 링깃(7300억원)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을 받아왔다. 현재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가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중이다.
나집 총리는 2013년 총선을 앞두고 국영투자기업 1MDB와 관련된 중동 국부펀드의 스위
마하티르 전 총리는 “나집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면 다음 총선에서 집권 통일말레이국민기구가 질 것”이라면 나집 총리를 비난했다. 나집 총리는 “그런 주장은 마하티르 전 총리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일축해버렸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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