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해 전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한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이 나를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연히 무소속 출마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의 막말 발언으로 당이미지가 나빠져 내년 대선에 큰 악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트럼프를 당에서 축출한다면 보수층 지지가 분산될 수 밖에 없어 대선 패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믿는 구석’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한 미국의 여론이다. 블룸버그 폴리틱스와 퍼플 스트래티지가 지난 8일 공화당 경선 유권자 6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가 트럼프 발언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응답은 22%에 그쳤다. 미국내 이같은 여론은 중산층이 줄어드는 등 경제양극화가 심화되고 삶의 질이 떨어진데 따른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 민간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중산층 인구 비중이 49.9%로 43년 만에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중산층 감소는 상위층과 하위층 증가로 이어져 경제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수정헌법 13조 150주년을 기념 연설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모든 형태의 편협함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영국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이틀만에 25만여명이 서명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로버트 고든 대학은 “트럼프가 우리 대학의 윤리와 가치에 완전히 배치되는 발언들을 했다”며 트럼프에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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