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국제 유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35센트(0.9%) 떨어진 배럴당 37.16달러에 마감했다. 거래일 기준으로 4일 연속 하락이다.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하고 있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0일 CNBC에 출연해 “2016년에도 유가에 상승 압박을 줄 만한 요인이 거의 없다”며 “수요는 더 줄어들고 (서방경제제재에서 풀리는)이란이 시장에 복귀하면서 원유 공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 내년에도 유가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화되는 저유가 추세속에 산유국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국가신용등급은 줄줄이 투기등급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0일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 8월에도 브라질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맨 아래 단계인 ‘Baa3’로 한 단계 떨어뜨린바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무디스로부터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있는 ‘Caa3’ 등급을, S&P와 피치로부터는 부도 위험이 높은 ‘CCC’로 평가받았다. 러시아도 피치의 투자적격 등급 맨 아래인 ‘BBB-’를 받았고 무디스는 러시아를 투자부적격 수준인 ‘Ba1’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심각한 재정적자는 내년에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동·중앙아시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균형재정을 유지할 수 있는 유가는 배럴당 105.6 달러다. 현재 국제유가가 30~4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올해 사우디 재정 적자는 1300억 달러를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19.5%에 달할 전망이다.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 재정수지 균형 유가도 각각 107달러, 72.6 달러다.
재정부족을 메우기위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오일머니 회수에 나서고 있는 산유국들이 선진증시에서도 자금을 대거 뽑아내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사우디통화청(SAMA)이 지분 투자를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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