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한차례 긴축발작(테이터 탠트럼)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9년 6개월만의 첫 금리인상에 직면한데다, 저유가 쇼크와 위안화발 통화전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14일 일본·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 변동성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등 한바탕 요동을 쳤다.
금리인상에다 위안화 절하, 유가 하락이라는 ‘삼각파도’가 휘몰아치면서 지난 2013년 5월과 올해 5월에 이은 ‘제3의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이 오는게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긴축발작은 미 금리인상 등 선진국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 그리고 뭉칫돈 이탈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 통화와 주식가치, 채권가격이 일제히 동반 급락하는 대혼란을 겪었다. 지난 5월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신흥국에 머물던 선진국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단초가 됐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담당 국장은 보고서를 통해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 국채금리가 폭등했던 2013년 긴축발작 때 보다 현재 상황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과거보다 덜 우호적인 금융 환경에다 거시경제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라고 우려했다.
신흥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루치르 샤르마 미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총괄대표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국 경제 확장기의 7년째를 맞는 순간에 미 기준금리를 올리는건 기회라기 보다는 리스크에 가깝다”며 “경제 사이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샤르마 대표는 “만약 미 금리인상으로 중국이 또다시 곤두박질 친다면 세계 경제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옐런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조차 금리인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더들리 총재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장기간 지속된데다 제로금리로부터 금리를 올리는데 따른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과거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큰 잠재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실토했다.
특히 과거 연준이 긴축을 개시할 때는 세계경제가 경기 과열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 긴축 시기는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미국의 독자적인 긴축 행보가 부정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에르네스토 탈비 브루킹스연구소 라틴아메리카 담당 수석연구위원은 “상당수 신흥국 경제가 획기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할 만큼 비효율적이고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미 기준금리 인상은 이같은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케우치 고우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운용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으며 연말까지 이런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15~16일 미 연준 결정 사항을 확인하고 원유선물 하락이 안정될 때까지 증시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월가에서는 연준이 올 연말 금리인상 시동을 건데 이어 내년에도 3~4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캐티털 이코노믹스의 로저 부틀 회장은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칼럼에서 “미국 물가가 확실히 올라가면 금리는 2017년 말까지 3.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 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향후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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