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에게 찬사를 보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의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나와 푸틴 대통령을 둘러싼 언론인 살해 의혹에 대신 변론을 펼쳤다.
그는 “공평하게 말하자면, 당신은 푸틴 대통령이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하지만 나는 본 적도 없고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서 정권에 암살된 언론인의 이름을 대보라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진행자인 조지 스테파노풀로스는 ‘노바야 가제타’의 탐사전문 여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가 2006년 살해된 사건을 거론했다. 활동가들은 러시아 정권이 폴리트콥스카야의 피살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이 기자들을 죽였다면 끔찍한 일”이라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부인하고 있으며 이는 총을 들고 서서 잘못을 수긍하고 살인을 시인하는 상황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푸틴이 누굴 죽였다는 것은 입증된 적이 없다”며 “기자들을 죽였다는 증거가 없는데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폴리트콥스카야 사건의 피의자 5명은 2014년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언론인 단체인 언론인 보호위원회에 따르면 1993년부터 보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살해된 언론인은 최소 36명이다. 이들 사건 중에 범인이 처벌된 사례는 4건에 불과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 행정부는 정적(政敵)이나 언론인들을 꾸준히 강경하게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12년 세 번째 임기에 들어간 직후 러시아 연방의회는 온라인 출판에 대한 검열, 명예훼손의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집회의 권리를 축소하는 등 언론의 자유를 제한했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자신에게 찬사를 보낸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아주 잘 지낼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잘 지내지 못하는데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행태를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슬람국가’(IS)를 폭탄으로 박살내기를 원해 우리 노력에 동참하려고 한다면 절대적으로 찬성”이라며 “그건 골칫거리가 아니라 자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모스크바에서 내외신 연말 기자회견에서 “트펌프는 아주 활달하고 재능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트럼프는 즉각 성명을 내 “자기 나라 안팎에서 매우 존경받는 분에게 그런 칭찬을 받는 것은 언제나 대단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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