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에다가 막말로 유명한 미국의 여성 정치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19일(현지시간)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로 지지하고 나섰다.
페일린은 이날 트럼프의 아이오와 주(州) 에임즈 유세장에 직접 등장해 "트럼프의 승리를 위해 나도 이 판에 들어왔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페일린은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구호성 질문으로 지지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유도한 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도 여러분처럼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기성 정치권이 아닌 민간 분야 출신이다. 기성 정치권이 도대체 보수에 대해 뭘 아느냐"고 일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하에서는 모든 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협상기술의 대가이고 국민 이외에 그 누구에게도 신세를 지지 않는다", "트럼프와 함께 IS(이슬람국가)를 날려버릴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페일린은 또 최근 미 해군 병사들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과정에서 사과한 것을 둘러싼 논란을 겨냥, "우리가 무릎을 꿇은 채 '적군들,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우유부단은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세라(페일린)의 지지를 받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면서 "그녀는 친구이자 내가 매우 존중해 온 훌륭한 인격자"라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NYT) "페일린은 지금까지 공화당 후보자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한 사람 가운데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설명했다.
페일린은 2008년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존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 조합에 패배했지만, 페일린은 티파티 등 강경 보수파와 보수 서민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페일린은 당시 각종 정책 공약을 놓고 좌충우돌하거나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고 막말과 독설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와 페일린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각에 발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에 페일린은 "에너지부를 맡겠다"고 화답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는 20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그녀의 부통령 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해 본 적 없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면 확실히 그녀가 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각 중용 의지를 거듭 밝혔다.
페일린의 트럼프 지지는 경선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는 뼈아픈 일.
가디언은 "2012년 선거에서 페일린이 크루즈를 지지하면서 크루즈는 상원의원에 오르는 '놀라운 승리'를 경험했다"며 "크루즈는 후에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보름가량 앞둔 시점에서 페일린의 지지가 트럼프에게 힘을 더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미 한물간 정치인이라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페일린 트럼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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