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태국은 도약을 위한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때 아세안을 대표하는 제조업 생산기지로 지난 87년부터 91년까지 연평균 10%대 고도 성장을 이어가며 ‘아시아의 신데렐라’ 로 찬사를 받았지만 현재 이같은 위상이 상당폭 훼손된 상태다. 국내적으로 2013~2014년 잇딴 반(反)정부 시위 사태, 쿠데타 등 정정불안을 겪었고, 외적으로는 AEC 출범 등으로 인해 제조업 생산기지로서의 태국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이 속한 아세안 경제권이 연 4~5%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태국 경제는 2015년 2.5%(IMF 추정치)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아세안 단일시장 구축을 목표로 하는 AEC 출범으로 월평균 인건비가 태국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베트남, 미얀마 등 역내 경쟁자들과 역내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 태국입장에서는 걱정거리일 수 밖에 없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태국 방콕 생산직 근로자 월평균 인건비는 369달러다. 반면 베트남 하노이(173달러), 캄보디아 프놈펜(113달러), 미얀마 양곤(127달러) 등은 100달러대다. 때문에 저렴한 노동시장을 찾아 태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베트남 하이퐁 공장이 완공되자 태국에 뒀던 TV 생산라인을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그동안 태국이 역내 제조업 생산기지로서 위상을 떨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계 자금의 대대적인 투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85년 플라자 협정 체결 이후 일본 기업들은 엔화 절상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태국으로 본국 생산시설을 대거 이전했다. 덕분에 태국은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기지로 성장하며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2014년
[방콕 = 장용승 아시아순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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