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파리에서 기후변화협약 도출에 모처럼 힘을 합친 미국과 중국이 한달만에 다시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 남중국해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서 북한핵문제가 돌출하고 대만에선 친미반중 성향 야당의 집권이 예정돼있어 올해 아시아에서 미중간 패권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상호존중’을 강조하며 대북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케리 장관과 만나 “쌍방은 양국 지도자가 달성한 컨센서스(신형대국관계)를 실행하며 불충돌, 상호존중, 협력공영의 원칙을 견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제재를 추진하면서 중국의 참여를 압박하는데 대해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이 북한위협을 근거로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 배치를 추진하는데 대해 “중국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양국은 새해 첫 만남에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케리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지만 긴장해소 방안을 찾지 못했다.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측이 지난달부터 인공섬 활주로를 가동해 주변국들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며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왕 부장은 “중국은 영토 주권과 합법적 해양권익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지난 16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5월에 취임하면 대만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이 다시 격돌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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