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와 코커스서 승리한 힐러리 클린턴이 활짝 웃고 있다 |
힐러리가 49.8%, 샌더스는 49.6%의 득표율을 올려 득표율 격차가 거의 없었다. 화려한 정치적 경력과 경험을 자랑하는 힐러리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명의 샌더스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힐러리가 사실상 패배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힐러리가 이날 당초 예상보다 힘든 경선을 치른 까닭은 경선을 불과 몇일 앞두고 다시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회주의자인 샌더스가 이날 선전한 배경은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현실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저녁 찾아간 민주당 39, 40번 선거구가 있는 아이오와주 드모인의 먼로 초등학교에 투표하러 온 청년 500여명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 샌더스의 선전을 짐작케 했다. 이때문에 샌더스 진영은 자축 분위기에 휩싸였다. 화려한 경력과 조직력을 갖춘 힐러리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다는 점에서 샌더스의 ‘사실상 승리’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당내 조직력도, 정치 후원금도 힐러리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지만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올해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와 샌더스가 박빙의 승부를 펼침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경선도 예측불허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번 경선에서 힐러리가 압승했더라면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그리고 국무장관 등 다양한 국정 경험을 신뢰하는 미국 중산층 이상 식자층과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을 갈망하는 여성 지지자들의 기대속에 힐러리 대세론이 거세게 불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가 상처뿐인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경선도 힐러리가 안심할 수 없는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장관 재직시절 사적으로
젊은층의 지지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을 확인한 샌더스는 “기성 정치권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드모인(아이오와)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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