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진 미국 대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희경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우선 미국 대선의 첫 관문,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부터 정리를 좀 해볼까요?
- 네, 다른 어느 때보다 초박빙이었던 민주당 경선 결과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버니 샌더스에이겼지만, 사실 클린턴의 화려한 이력과 조직력에 비해 샌더스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샌더스가 크게 선전했다, 이렇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클린턴은 49.8%, 샌더스는 49.6%, 그러니까 불과 0.2%,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한 거죠.
공화당에서는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테드 크루즈에게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2.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보고 의외로 선전한 샌더스와 크루즈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데요, 이들의 선전 배경도 좀 알아본다면요?
- 버니 샌더스는 사실 코커스 전에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율이 극히 낮았기 때문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풀뿌리 정치를 대변하면서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그야말로 미 정치권 비주류 중의 비주류로 불립니다.
변화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샌더스를 지지했고, 특히 코커스를 불과 며칠 앞두고 붉어진 클린턴의 개인이메일 스캔들이 변화를 원하는 젊은 샌더스 지지자들 사이 결집 효과를 나타나게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공화당의 강경 보수 주자인 테드 크루즈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아이오와주는 인구가 대부분 백인에 복음주의 크리스천입니다.
이들이 결국 공개적으로 복음주의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연설할 때에도 신을 찬양하는 크루즈를 선택한 겁니다.
결국, 막말과 기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지율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킨 트럼프의 인기가 거품이었나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 사람만 더 얘기하자면, 이번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젊은 정치인,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히스패닉계 합리주의자로, 애초 10%대의 득표율이 예상됐지만, 트럼프에 불과 1% 포인트 뒤지는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3.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차이는?
- 둘 다 미국 대선의 중요한 절차인 경선방식인데요.
코커스는 인디언의 부족회의에서 유래한 말로, 쉽게 말해 우리와 형태는 다르지만 당원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나 체육관 같은 넓은 장소에 모여서 당 지도자나 후보 지지자가 다른 유권자를 설득하기 위해서 발언을 하고 토론이 이어진 후에,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지지 의사를 나타내는 방식입니다.
프라이머리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비밀 투표 형식이라, 코커스보다는 조금 단순한 예비경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주에서 어떤 방식을 택할지 정하게 되는데요.
후보들은 여기서 얻는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 수가 정해지고, 이 대의원들이 나중에 전당대회에 참여해 각 당 후보를 뽑기 때문에 직선제인 우리나라 시스템과 사뭇 다르죠.
대선 레이스 '막이 올랐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우리는 이게 후보들의 선거유세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에선 그야말로 이러한 과정 하나하나가 후보를 택하는 실질적인 절차라 할 수 있습니다.
4. 아이오와 코커스 어떤 의미?
- 아이오와 코커스는 무엇보다 첫 경선이라는 점에서 풍향계로 불립니다.
수치상으로는 300만 명 인구에 대의원 비중이 약 1%에 불과하지만, 처음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첫 경선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잡히고, 선거자금도 이에 따라 많이 움직이는 게 사실입니다.
또 실제로 아이오와의 경선이 대선 후보로 결정되는 '적중률'이 높았습니다.
지난 1972년 이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선택한 민주당 후보 가운데 43%가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화당 경선 후보 중에서는 50%가 대선 후보로 이어졌습니다.
5. 그런데 최근에는 그 공식이 깨지는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최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이긴 공화당 대선후보들은 최종 대선후보로 지명되지 못했는데요.
지난 2008년에는 마이크 허커비, 2012년에는 릭 샌토럼이 각각 아이오와에서 승리했지만, 최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6.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는지요?
-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앞으로 약 5개월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이 주별로 치러지는데요.
우선 약 일주일 후인 2월 9일에는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 형태로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집니다.
3월 1일에는 무려 10여 개주가 경선을 치러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데요, 이 날 양당 후보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6월까지 경선 과정이 끝나면 공화당은 7월 18일부터 나흘 동안, 민주당은 25일부터 나흘 동안 전당대회를 열어서 대선 후보를 확정합니다.
이후에는 치열한 선거전과 TV토론회 등을 거쳐서 11월 8일에 45대 미국 대통령이 탄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