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LG전자와 포스코 등 주요 한국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해당 기업은 향후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실적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무디스는 2일(현지시간) LG전자 신용등급을 ‘Baa3’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실적이 악화될 경우,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모바일 기기와 가전 부문 경쟁이 심화되면서 LG전자 수익성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LG전자가 37.9%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LG디스플레이 수익성 또한 LCD 패널 부문 공급 과잉때문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LG전자 영업이익률이 2.0~2.5%를 밑도는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이 높아질 경우, 등급 강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포스코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Baa2’로 유지한 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포스코 작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아시아 철강업 상황이 악화돼 실적 악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2~18개월간 포스코 재무 상황이 현 신용등급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여파로 LG전자와 포스코 주가는 모두 하락 했다. LG전자는 전날 대비 1.23% 하락한 5만6200원에, 포스코는 1.98% 하락한 17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공감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글로벌 신용등급 하락을 계기로 LG전자와 포스코의 국내 자금조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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