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후폭풍이 거세다.
버니 샌더스 후보가 뉴햄프셔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압승을 거둔뒤 선거후원금이 샌더스쪽으로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반면 힐러리 캠프는 핵심 지지층인 여성과 흑인표까지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공화당에서는 두차례 경선에서 이렇다 할 득표를 하지 못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이 대선 레이스 중단을 선언, 공화당 대선후보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권과 주요 언론에 따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한 샌더스는 10일 하루동안 520만달러(62억원)에 달하는 선거후원금을 모금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샌더스 후원금은 일부 대기업이 거액을 후원하는 힐러리와는 달리 평균 34달러 소액이 대부분이다. 선거후원금이 확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샌더스 지지자가 더 늘어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샌더스는 지난 한달간 2000만달러(238억원)의 선거후원금을 모집, 1500만달러(179억원)에 그친 힐러리를 앞질렀다.
특히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 주요 IT기업들이 샌더스를 후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관심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리콘밸리 5대 기술기업이 샌더스에게 제공한 정치후원금은 10만5000달러(1억2500만원)로 힐러리보다 많았다. 이는 힐러리를 지지하는 히스패닉 인구 비중이 높아 힐러리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샌더스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증거라는게 정치분석가들의 진단이다.
이처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승리로 모멘텀을 받고 있는 샌더스와는 달리 힐러리 진영은 흔들리는 핵심 지지층 여성과 흑인 관리에 올인한 상태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힐러리가 샌더스에 60대 38 차이로 패배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은 샌더스가 55%, 힐러리는 44%였다. 특히 45세 이하 젊은 여성들의 표심은 샌더스 64%, 힐러리 35%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샌더스 열풍이 확산되면서 흑인들의 표심도 샌더스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다음 주요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프라이머리 유권자 절반 가까이가 흑인인데 흑인 표심이 움직인다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힐러리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힐러리 진영에서는 여성과 흑인 그리고 히스패닉 등 이른바 ‘집토끼’를 지키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재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힐러리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두면서 캠프 참모 교체와 선거운동 전략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이후 트럼프를 필두로 한 1강 2중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트럼프가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총 17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테드 크루즈와 마르코 루비오는 각각 11명과 10명의 대의원을 얻어 ‘2중’을 형성했다. 존 케이식 주지사와 젭 부시 전 주지사는 각각 5명과 4명의 대의원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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