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추세로 탄산수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코카콜라가 최근 기대 이상 실적을 거둬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주말 코카콜라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100억달러 매출과 순이익 12억4000만달러를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줄었지만 순이익은 61%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코카콜라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올린 것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코카콜라가 제품 용량을 줄여 팔아 소비자들의 ‘기피 심리’를 공략한 점이 호실적 배경이 됐다고 풀이했다. 건강을 생각해 탄산수 소비를 줄이려는 고객들의 심리를 이용한 ‘소형 마케팅’ 전략을 편 게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코카콜라가 지난 2007년 시장에 내놓은 7.5온스(222㎖)짜리 미니캔 매출은 해마다 두 지릿수 비율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북미에서만 20%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니캔이 노린 타깃은 콜라를 좋아하면서도 건강을 생각하면 기존 콜라캔 양이 부담스러워하는 ‘애매한 고객층’이었다. 이같은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일정 소비량 목표치를 잡아두고 그 이상 마시길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같은 심리를 활용, 코카콜라는 기존 판매되는 콜라캔보다 양이 적은 미니캔을 출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마실수 있도록 했다. 미니캔은 고객층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서 아예 1인당 콜라 소비량 자체를 늘려 판매량 상승에 기여했다. 코넬대 식품·브랜드 연구소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같은 분량의 음식을 앞에 두고 ‘1인분’보다 ‘곱배기’라는 설명이 붙은 쪽을 더 많이 남기는 경향을 보였다. 데이비드 저스트 코넬대 교수는 “사람들은 적정량만을 소비함으로써 일종의 ‘미덕’을 수행했다고 믿으려 하는 성향이 있다”며 “일단 적은 양을 소비해 ‘미덕’을 발휘했다고 생각한 이들은 그 대가로 뭔가를 더 소비할 수 있는 일종의 면죄부를 받았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미니캔을 골라서 ‘조금만 마셨다’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나중에 별 부담없이 두 번째 미니캔을 따게 된다는 얘기다.
캔마다 코카콜라가 얻는 수익성도 미니캔 쪽이 낫다.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팔리는 기존 12온스(350㎖)짜리 일반용량 캔은 12개짜리가 4.99달러에, 7.5온스짜리 미니캔은 8개짜리가 2.99달러다. 캔 하나당 가격은 12온스 제품이 42센트, 7.5온스는 37센트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물 기준으로는 기존 제품은 1온스당 3.5센트인데 비해 미니캔은 이보다 약 42% 비싼 5센트다.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