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부터 8년간 집권하면서 브라질 국민의 신임을 받아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일명 룰라) 전 대통령이 잇단 부패 의혹으로 위기에 몰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과 부인 마리사는 17일(현지시간) 상파울루 검찰에 출두해 부패 연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동산 편법 취득과 2006년 대선 불법자금 사용,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고위직 인사에 대한 개입, 국영은행의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에 대한 금융지원 과정에서 영향력 행사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의 변호사인 크리스티아노 자닌 마트린스는 이에 대해 “이미 제출한 서류를 통해 부동산 취득 의혹 등은 해결됐다”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룰라는 거대한 불의에 의한 희생자”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커지면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브라질 헌정 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을 묻는 질문에 룰라 전 대통령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71%에서 지난해 말에는 3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은 브라질 사법당국이 정·재계 부패 스캔들을 한창 수사하던 때다.
이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2018년 대선 출마를 전제로 한 예상득표율 조사에서 룰라는 22%를 얻는 데 그쳤다. 야권의 유력 후보에 거의 10%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덕분에 2003년 이후 10년 넘게 집권해온 중도좌파 노동자당(PT)도 최대 위기에 몰렸다. 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인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대안이 될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룰라 전 대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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