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좀체 침체 움직임을 벗어나지 못하자 아랍권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유럽 등 산유국이 모이는 회의에 7년 만에 참석한다. 하지만 이란 등은 ‘마이웨이’를 한다는 입장이어서 효과는 미지수다. 그만큼 아랍 산유국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26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에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참석, 연설할 예정이라고 등이 21일 보도했다.
사우디 석유장관이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쳤던 2009년 이래 처음이다. 당시 사우디는 미국이 셰일가스·오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자 사실상 관계를 단절했다. 사우디는 이후 원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고자 미국의 셰일업계와 ‘치킨게임’을 벌여왔다.
사우디 책임자가 7년 만에 ‘외유’에 나선 것은 추락하는 국제유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우디와 비 OPEC의 절박함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주요 셰일원유 생산지인 텍사스는 2014년 11월과 2015년 11월 사이 불과 1년만에 텍사스의 에너지 업계에서 거의 6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또 미국 석유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즈가 조사한 결과 텍사스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채굴장비 수는 2014년말 900개가 넘었지만 현재 236개로 크게 줄었다. 사우디 역시 저유가 때문에 지난해 재정수입은 1620억달러로, 금융위기로 유가가 폭락한 2009년 이후 최저치였다.
하지만 사우디가 러시아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고 미국 에너지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OPEC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과 전쟁 후 원유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이라크가 있다.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도 이란과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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