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를 맞고있는 브라질을 속속 떠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브라질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브라질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자동차 시장 회복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댄 암만 GM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6개월∼1년내에 브라질 정치·경제 분야에서 개선 신호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변화 조짐이 없으면 투자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GM은 피아트, 폴크스바겐, 현대차, 포드와 함께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빅5’로 꼽히지만 브라질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GM은 최근 남부 그라바타이 시에 있는 공장의 야간조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시티은행은 지난 19일 브라질에서 더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비자 금융부문 철수를 선언했다.
마이클 코밧 시티 CEO는 “시티는 앞으로 브라질에서 기업 고객들만 상대할 것”이라며 “주주들을 위해 최선의 결과를 내고자 내부 역량을 재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소비자금융은 시티홀딩스에서 담당하게 된다. 지난 1월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도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점을 철수키로 했다.
미국 유통대기업 월마트도 브라질에서 손을 떼고 있다. 1995년 브라질에 들어온 월마트는 올 1월 브라질 경제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60여개 점포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브라질 전역에서 완전 철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연초에는 일본 기업들이 브라질 조선산업 탈출을 선언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이마바리조선 등 일본 조선회사를 포함해 미쓰비시상사 등 5개사가 출자한 브라질 대형 조선회사 ‘에코빅스 엔제빅스’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 5개사는 2013년 10월 에코빅스 주식 30%를 300억엔(약 3000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세계 조선업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조선사들이 보인 행보였다.
하지만 최근 유가 폭락,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정부패 등으로 골치덩이로 전락하자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일본 조선
현 브라질 경제는 1930년 이래 최악의 상태로 평가되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브라질 경제가 오는 2021년까지 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장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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