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대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했던 마이클 블룸버그(74) 전 뉴욕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본인이 출마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칼럼인 ‘블룸버그 뷰’에 “많은 미국인들이 무소속 출마를 요구했고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나의 선택이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후보가 선출되는 데 도움을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블룸버그 전시장은 “나의 출마는 공화당 트럼프 또는 크루즈 후보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게 된다”며 “이것은 솔직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출마하면 비슷한 성향의 힐러리의 표를 잠식할 수 있고 이로인해 도널드 트럼프 또는 테드 크루즈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원치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점을 우려했기때문에 출마를 포기했다는 얘기다. 힐러리-트럼프-블룸버그 3파전으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어느 누구도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면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미국 선거법에 따르면 특정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하원이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게 돼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에 대해 “국민의 편견과 두려움을 먹고 사는 후보”로 비판했고 크루즈에 대해서는 “트럼프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분열적이고 극단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전시장은 이어 “앞으로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에게 ‘분열적 공약’을 내놓는 후보는 거부하라는 호소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지난 81년 블룸버그통신을 창업해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웠다. 2002∼2013년까지 3연임 뉴욕시장으로 일했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지만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월스트리트와 가까우면서도 낙태와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등 정책에 있어서는 진보성향을 띠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마
지막 변수로 남았던 블룸버그 출마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향후 대선 판도는 공화당 대 민주당 2파전 구도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후보 지명이 유력하며 공화당은 반(反)트럼프 연대가 가시화하면서 누가 후보로 최종 낙점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