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만에 쿠바를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기 직전 쿠바 공용어인 스페인어로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 도착했다. 쿠바 국민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길 고대하고 있다”며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맞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대통령은 “지난 28년 당시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전함을 타고 사흘 만에 쿠바에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3시간밖에 안 걸렸다”고 미국과 쿠바의 물리적인 거리가 확 좁혀졌음을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지난 1928년 1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차 연례 회의에 참석한 쿨리지 대통령 이후 88년만이자 역대 2번째다. 오바마 대통령 전용기에는 특히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의 유가족인 부인 레이철 로빈슨과 딸 샤론 로빈슨이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흑인 최초로 브루클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인물이다. 아프리카계 흑인이 인구의 20% 이상을 점하는 것으로 알려진 쿠바 국민들은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하지만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결례 논란도 일었다. 카스트로 의장은 작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 올해 2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방문때는 직접 공항에서 영접한 바 있다. 이날 아바나 공항에는 브루노 호드리게스 쿠바 외무부 장관과 호세 카바나스 미국 주재 쿠바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했다. 푸대접 논란속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오후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기업들이 쿠바에 자유롭게 투자하고 쿠바인들을 많이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쿠바가 갈망하는 금수조치 해제도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을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쿠바 방문에 제록스, 매리엇, 페이팔 등 내로라하는 미국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데리고 갔다. 버라이즌, 스프린트, AT&T 등 미국 통신사들도 함께 쿠바를 찾았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전체 국민의 4%에 불과한 현실을 타개하려는 쿠바 정부를 위해 통신망 구축에 이들 미국 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면 인터넷으로 미국 생필품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인터넷 결제시스템 업체들도 쿠바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처음으로 쿠바 내 공장 운영을 허가받은 미국 기업 ‘클레버’ 경영진이 쿠바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쿠바의 경제자유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의 표현이다. 미국 상원의원 8명, 하원의원 31명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쿠바 땅을 밟았다. 주로 미국과 쿠바 국교정상화에 동의하는 의원들로 앞으로 미국 의회에서 쿠바 금수조치 해제를 주도할 인물들이다.사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선물을 안기는 대신 정치범 석방 등 인권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쿠바 방문 중에 쿠바 시민사회 지도자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