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플레이보이 발행사 플레이보이엔터프라이즈가 최근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 대상에는 잡지뿐 아니라 ‘토끼모양’의 플레이보이 브랜드까지 포함돼 있다. 또 이미 먼저 매물로 나와있던 창업주 겸 발행인 휴 헤프너(89)의 대저택 ‘플레이보이 맨션’까지 일괄 매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플레이보이 맨션은 부호들의 저택이 밀집한 로스앤젤리스 홈비힐스에 위치한 면적 2만234㎡ 대저택으로 2억달러 가격표가 붙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월 플레이보이 맨션이 시장에 나오자 여러 사업자들이 잡지를 비롯한 사업 전체를 매물로 내놓으면 어떻겠냐고 역제안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 희망자 대열에는 유서깊은 정통 미디어회사부터 플레이보이 브랜드를 일종의 ‘트로피’처럼 쓰려는 신흥국 회사까지 다양한 업체가 줄을 섰다는 전언이다.
플레이보이 자문을 맡고 있는 투자은행 모엘리스앤드컴퍼티니가 현재 매각관련 자문을 맡고 있다.
플레이보이는 지난 2011년 비상장회사로 바뀐뒤 상세 실적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WSJ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잡지를 비롯한 미디어 부문 매출액은 3800만달러, 브랜드 라이선스 수입은 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전히 브랜드 가치가 높아 인수금액은 5억달러(약 5860억원) 이상이 유력한 상태다.
1953년 휴 헤프너가 창간한 플레이보이는 1970년대 중반 전체 발행부수가 560만부에 이를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브랜드 임대 계약은 물론 자체 TV방송채널까지 차려 짭짤한 이익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들어서며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성인물을 접할 수 있게 됐는데다 잡지산업 자체가 쇠락하며 곤경에 빠졌다. 200년대 이후 유통부수가 급감해 현재 80만부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보이는 상황타개를 위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 지난 2014년 8월 홈페이지에 누드사진을 올리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잡지에서까지 누드사진을 빼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온라인 영상물을 확대하고 읽을거리의 질을 높이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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