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희귀병에 걸린 소녀가 눈이 멀기 전 교황을 꼭 보고 싶다며 먼 미국에서 바티칸을 찾았습니다.
눈이 완전히 멀기까지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겠다는 소녀의 바람이 하나 더 이뤄졌습니다.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멀리서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자리에 앉은 한 소녀가 손을 들어 환영합니다.
차에서 내린 교황은 소녀에게 다가가 두 눈을 어루만지고, 머리에 살짝 입을 맞춥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5살 소녀 리지 마이어는 어셔 증후군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미국인 1만 7천 명 중 1명이 걸리는 희귀질환으로, 시력과 청력이 점차 쇠퇴하다 사라지는 병입니다.
리지의 부모는 딸이 눈과 귀가 멀기 전 세상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게 딸을 위한 '소망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교황을 만나는 일은 그 중 하나였습니다.
▶ 스티브 마이어 / 희귀질환 소녀 부친
- "만약 제 딸에게 어떤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건 교황님의 기도 때문일 겁니다."
지난해 7월, 리지가 눈이 멀기 전 자신만의 소망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실현해 나간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세계 각지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일었습니다.
집 옆에는 별과 달을 볼 수 있는 천문대가 세워졌고, 터키의 한 항공회사는 마음껏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무료 항공권을 제공했습니다.
'교황 만나기'라는 또 하나의 소원을 이룬 리지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