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명단을 담은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후 조세회피 꼼수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탐욕자본주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공유경제’ 대표기업 우버, 에어비엔비도 전방위적인 조세회피에 나선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유경제 기업 대다수가 비상장사이기때문에 정확한 수익·납세 실적 파악이 쉽지 않아 천문학적 규모의 법인세 회피로 비판을 사고 있는 애플, 구글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포천지에 따르면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는 과거 애플이 사용한 소위 ‘더블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기법을 활용,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 법인세가 전세계 최저수준인 네덜란드에 설립한 자회사에 매출을 몰아주고 2%대 법인세를 낸뒤 남은 수익을 과세면제지역인 북대서양 버뮤다제도에 설립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에 송금, 막대한 규모의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포천지는 “호주에서 승객에게 100달러 운임을 받으면 네덜란드 자회사 매출로 잡고 우버 운전기사 송금·부대비용을 제외한 10달러 이익이 난다고 가정하면 이익의 2%인 20센트 법인세만 네덜란드에 납부하고 남은 수익 전부를 로열티 형태로 버뮤다 유령회사로 보내 세금을 내지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외 각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각국에서 법인세를 내지않을뿐더러 수입금을 미국 우버 본사로도 가지고 들어오지 않고 조세피난처에 파킹시켜놓음으로써 당연히 내야할 세금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법인세율이 35%에 달하기때문이다. 이같은 첨단 절세기법은 우버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벤처캐피탈들이 설계해준 것이라고 한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역시 우버와 똑같은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 단지 유령회사와 수익을 중개하는 자회사 소재지만 다를 뿐이다. 에어비앤비는 아일랜드에 ‘에어비엔비 인터내셔널홀딩스’와 ‘에어비엔비2 언리미티드’라는 유령회사를 두고 있다. 또 수익을 세탁하는 중개회사는 영국령 채널아일랜드제도에 설립했다. 지난 4일 미국 재무부가 화이자·앨러간 등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절세를 위한 ‘세금바꿔치기(택스인버전)’차원에서 해외기업과의 인수·합병(M&A)에 나서는것을 막기위해 고강도 규제책 실시에 들어갔지만 공유경제 기업들에겐 무용지물이다. 우버, 에어비엔비 같은 기업들은 굳이 해외기업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유령회사 설립을 통해 얼마든지 쉽게 조세회피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기업은 택시·숙박시설을 소유하지 않고 이를 단순히 중개하는 IT서비스기업이기때문에 자산관리비용이 들지 않고 보유자산에 대한 과세부담도 없다. 과세의무는 우버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소유자나 숙박시설을 임대하는 임대당사자의 자발적 신고사항일뿐이다. 힐튼, 메리어트 등 기존 전통 호텔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에어비앤비에는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에어비앤비는 190개국에서 200만개의 숙박장소를 임대하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최대 호텔체인인 힐튼보다 많은 숫자다. 힐튼, 메리어트 등 호텔사업자들은 매년 수억달러대 세금을 미국 과세당국에 납부하고 있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숙박료 가격에 따라 임대사업자에게서 떼가는 6~12% 수수료에 대해 해외유령회사를 통해 과세를 거의 피해가고 있다. 우버 역시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까지 치솟아 자동차메이커 GM, 포드를 훌쩍 넘어섰지만 미국 현지서 납세부담은 거의 없다.
포천·블룸버그통신은 “공유를 외치는 공유경제 회사들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과세망을 빠져나간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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