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경기회복을 믿고 덜컥 가격을 올렸던 저가 브랜드 대명사 유니클로가 비틀거리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작동해 임금이 오르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면 가격을 올려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지만 예상외로 고객들이 등을 돌리는 곤혹스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 브랜드를 보유한 패스트 리테일링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8월 결산)를 당초보다 45%(500억엔) 큰폭 하향조정한 600억엔으로 수정했다. 이 여파로 지난 8일 하룻만에 주가가 13% 폭락했고,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제치고 2년 연속 일본 내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켜왔던 야나이 다다시 회장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니클로 성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2014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 10%씩 가격을 인상한게 독이 됐다. 야나이 회장은 2012년 12월 아베 2차 정권 수립 이후 아베노믹스가 본격 가동되면서 물가가 조금씩 상승하고, 임금인상 분위기가 확산되자 경기회복이 될 것으로 판단,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 최대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을 어렵사리 유지해왔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속에 어느 정도는 가격을 올려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야나이 회장의 오판이었다. 아베노믹스로 경지지표는 조금씩 개선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았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아베노믹스로 양극화가 심해져 경기회복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답변이 60~70%에 달했지만 유니클로는 경기회복과 가계소비 확대라는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고객 이탈이 심각해지자 유니클로는 올들어 허겁지겁 세일에 나섰지만 오히려 수익성만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야나이 회장도 가격 인상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지금부터는 가능한 최저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가격 재조정만으로는 이전처럼 저가 이미지를 되찾아 실적을 다사 회복시킬 지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상 가격을 올리면 그에 걸맞는 신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하곤 했지만 유니클로 혁신이 이전만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또 “엔고로 인해 외화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