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재벌이자 미국 공화당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5년간 1억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고 주장해왔지만 정작 자신의 돈으로 기부는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선 행사 등으로 다른 사람의 호주머니에서서 나온 돈이나 골프장·호텔 무료 이용권 등으로 온갖 생색만 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거래처·유명인사 등에 온통 집중됐다며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가 지난 5년간 1억200만달러를 기부했다며 제출한 93페이지, 4844건에 이르는 기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자기 돈이나 현금이 사용되는 것을 기피한 흔적이 역력했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기부는 트럼프 재단을 통해서 행해졌는데 재단의 납세 실적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는 한번도 자신의 돈을 직접 재단에 기부한적 없었다. 대다수 동업자들이 갹출한 돈으로 기부가 실시됐지만 명의는 항상 트럼프 몫이었고 어디에 기부할지도 트럼프가 정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소유한 사업체에서 기부한 금액의 대부분은 골프장, 호텔, 스파, 식당 등에서 경매나 추첨행사에 뿌린 무료 이용권이었다. 골프장 이용권·호텔 숙박권 등을 지역사회에 뿌린 후 기부금액으로 등록했다.
골프장 시설의 이용권을 얻은 이들은 도움이 절실한 사람이 아닌 불특정 다수였다. 전혀 도움이 필요없을 것 같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도 기부 목록에 포함됐다. 월리엄스에게 자기 비행기를 태워주고 사진 액자를 선물한 뒤 1136달러를 기부했다는 황당한 기록을 남겨놨다.
‘환경보호’ 명목으로 6380만 달러(약 732억원) 어치 토지개발을 포기한 것도 과연 기부로 봐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WP는 “절세 목적이 다분해 보이고 사업 포기 이후에도 해당 부지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등 영리 사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약속한 기부를 두고도 안 주겠다고 미루다 소송이 걸린 적도 있었다. 지난 2010년 뉴욕주 매너에서 자신의 골프장에서 홀인원 성공시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이벤트를 벌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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