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최초 원자폭탄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공식 인정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갈 것이냐 말 것이냐는 질문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계기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 내용”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5월 일본 방문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과 수행팀은 이같은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성사되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이다. 미국내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자칫 2차 세계대전중 미국이 일본에 사용한 핵무기에 대한 사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히로시마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전범국이고 원폭투하는 2차대전 종식과 미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게 미국민들의 인식이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를 주창해 핵무기없는 세상을 추구해 왔다”며 “히로시마는 핵무기로 인한 피해의 참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다만 어니스트 대변인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그것은 2차 세계대전에서 싸우고 승리한 미국인들의 용기와 용맹, 영웅적 행위에 대한 대통령의 기존 견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는다면 그 시점은 내달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따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후 히로시마를 찾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히로시마를 찾아 원폭 피해자 기념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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