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에 훼손된 일본 구마모토성 |
강진 발생 이후에도 하룻밤새 100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진도 6이 넘을 정도로 강한 여진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때문에 일주일 내 추가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일본 열도에 지진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구마모토 강진으로 인한 건물붕괴 등으로 9명이 사망하고, 최소 962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무너진 가옥에 깔려 질식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중 중상자가 수십명에 달하고 아직 건물 잔해에 깔려있는 피해자도 있을 것으로 보여 사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옥붕괴 우려 등으로 구마모토현에서만 4만4400여명의 주민들이 500여개의 피난소로 대피해 밤을 꼬박 새웠다.
이번 강진은 14일 저녁 9시 26분께 규모 6.5로 추정되는 강진이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진앙지가 지하 10km로 얕다보니 지상 흔들림이 평소보다 강했다.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치는 진도 7의 강진이 덮쳤고, 구마모토시도 진도 6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후쿠오카, 가고시마, 나가사키 등 규슈 전역에 걸쳐 진도3~5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강도가 센 지진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공포감에 몸서리쳤다.
무엇보다 첫지진 이후 진도 6의 강한 여진이 수차례 발생하자 가옥붕괴 등의 위협을 느낀 주민들은 집밖으로 뛰쳐나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NHK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흔들림”이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규슈 지역에서는 지난해부터 아소산 분화가 지속되고 있고 올들어 사쿠라지마 화산까지 폭발해 파편이 2km까지 날아가는 등 화산활동이 활발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진이 엄습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그나마 지난 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갔던 지진으로 인한 대형 화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1만명 이상 사망·실종자를 낸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은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3·11 대지진후 첫 재가동에 들어간 규슈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도 정상가동중이다. 이번 강진으로 주요 공장들은 일시 가동을 멈추고 지진 피해 여부 점검에 들어갔다. 구마모토현 부근에 있는 혼다 이륜차 공장, 소니 영상반도체공장, 미쓰비시전기 공장 등이 생산 중단에 들어간 상태로 이상유무를 점검중이다. JR규슈신칸센은 이날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구마모토성 돌담 곳곳이 무너졌고 성 정문 부근도 무너져 통로가 막히기도 했다.
이번 강진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1995년 고베 대지진과 같은 내륙직하형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두 개의 단층이 남북으로 팽팽하게 당기는 슬라이드 단층형 지진”이라며 “이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이번에는 흔들림이 유난히 컸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반나절 만에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진이 123회를 넘었고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1주일정도 진도 6정도의 흔들림이 관측되는 여진 우려가 있는 만큼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구조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여진 피해방지와 피난민을 위한 구호품과 의료지원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전문가로 구성된 지진조사위원회를 열어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일본에서는 향후 30년 내 수도권 직하지진 등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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