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 독점 남용’ 지적…혐의 입증 시 타격 클 듯

유럽연합(EU)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조사보고서를 구글과 지주회사인 알파벳에 동시에 발송했다.
20일(현지 시각)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이하 EC) 집행위원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단말기 및 무선통신 사업자에게 제한을 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4월 구글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 제기된 혐의가 대부분 입증된 셈이다.
현재 구글은 자사 광고 링크와 서비스를 교묘히 조작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구글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폭을 제한했으며 다른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막고있다”고 밝혔다. 또한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 사전 탑재를 요구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유럽연합의 기능에 관한 조약(TFEU)’ 제102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TFEU 102조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무역에 영향을 미치거나 경쟁을 방해 또는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전에 EC의 조사 대상이 됐던 마이크로소프트는 1999년 당시 PC OS 시장의 독점적 지위로 ‘미디어 플레이어 끼워팔기’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EC와의 긴 법적 공방 끝에 2004년 10월에 4억972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이번 EC의 조사 결과가 구글에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C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자가 반론권을 행사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최종적으로 인정되면 구글은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본다면 벌금은 74억 달러(약 8조3800억원)가 된다.
아직 구글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유럽시장에서 차지하는 구글의 위치를 생각해 볼 때 EC와의 길고 긴 법적 공방이 시작될 것을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이민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