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권 위기=투자 기회’라는 새로운 국제투자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투자금이 정권교체 등 정치적 모멘텀에 승부를 걸어 고수익 전략을 위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정치 변화에 환호하고 있다며 매력적인 투자처가 사라진 현실에서 오늘날 각국의 정권교체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투자포인트라고 전했다.
신흥시장의 주식시장은 올 들어 7.3% 상승하는 동안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8% 오르는 데 그쳤다. 유명 투자자문업체 티로우프라이스의 새미 B. 무아디 신흥시장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정권 교체와 같은) 촉매제를 품고 있는 희귀한 스토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시장개방에 따른 학습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WSJ은 구체적인 지표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지난 17일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흔들린 이후 브라질 증시 대표지수인 보베스파는 올 들어 24%가량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 취임 이후 친시장 정책이 호평을 받아 최근 165억달러(약 18조7600억원)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인기영합주의 정권이 지난해 12월 친기업 성향인 마크리 정권으로 교체되자마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새 투자처로 아르헨티나에 눈독을 들였다”고 지적했다.
WSJ 등은 향후 ‘정치적 베팅’ 국가로 말레이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꼽았다. 제이콥 줌마 남아공 대통령과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사퇴 압력을
WSJ는 남아공과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투자자들이 꿈꾸는 정권 교체 대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며 언제든 꿈은 꿀 수 있다고 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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