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영국 정부의 배기가스 검사 결과 수십개 자동차 메이커들이 유해가스를 과다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 이어 또 한번 대량 리콜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장관은 22일(현지시간) 폭스바겐 배출가스 저감장치 눈속임 사태 이후, 디젤 차량 53개 모델을 점검한 결과 유로 5, 6 기준에 속하는 디젤 차량 22개 모델이 기준에 미달됐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사태때 처럼 불법 눈속임 소프트웨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정한 저온에 이르면 저감장치가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고 회사가 제시한 것보다 많은 양의 유해가스가 배출됐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 오펠 등 독일 5개 제조사는 교통부 발표 직전 유럽 전역에서 63만대의 해당 차량을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을 제외한 알파로메오, 쉐보레, 다치아, 피아트, 포드, 재규어, 지프, 랜드로버, 닛산, 르노, 스즈키 모델들이 포함돼 모두 17개사가 문제가 됐다. 한국 현대차도 ix35 2.0(유로 5 기준), i20 1.1(유로 6) 등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리콜 규모가 10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영국서도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한 디젤 자동차 배기가스를 검사한 결과 모두 실험실 기준 질소산화물 배출 한계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교통부는 지난해 9월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이 터진 이후 20개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37개 디젤 자동차 모델을 대상으로 실제 도로 주행에서 배기가스 검사를 벌였다.
교통부는 “검사 결과 모두 실험실 한계치보다 매우 높게 나왔다. 실험실 한계치를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교통부는 검사 차량은 모두 실험실 검사에선 한계치를 밑돌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불법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선 연비 수치를 속인 미쓰비시 자동차 스캔들이 일파만파다.
미쓰비시자동차가 연비 산출 관련 측정을 하면서 10년 넘게 국가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산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미쓰비시자동차가 공식 규정과 다르게 연비 관련 수치를 측정한 차량은 27여종, 200만대에 달한다.
미쓰비시는 미국의 관련 법이 정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연비를 측정했으며 이에 대해 국토교통성은 “(일본의)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이날 전자기어 변속기의 결함으로 전 세계에서 11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23일 발표했다.
2012년~2014년에 생산된 닷지 차저, 크라이슬러300 세단, 2014년과 2015년에 생산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대상이다. 피아트와 미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 차량의 전자기어 변속기가 혼란을 불러일으켜 운전자가 차에서 내릴 때 기어를 ‘주차’(P)로 해놨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아트는 이 문제로 41명 가량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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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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