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800여명이 사망한 네팔 대지진 1년을 맞아 수도 카트만두에서 24일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지진은 지난해 4월 25일에 났지만 네팔에서 사용하는 비크람 삼바트력(曆)으로는 24일이 꼭 1년 되는 날이어서 이날 추모식이 진행됐습니다.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리, 각국 외교관과 시민들은 당시 지진 피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인 시내 중심가 다라하라(빔센) 타워 앞에 모여 묵념한 뒤 헌화하며 지진 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1832년 빔센 타파 총리가 군사 감시탑으로 만든 9층·62m 높이의 다라하라 타워는 네팔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지만 지진으로 맨 아래층 일부만 남기고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당시 탑 내부에 있던 관광객 등 132명이 한꺼번에 사망했습니다.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 람 슈레스타는 "탑 꼭대기에서 일하던 친구가 당시 지진으로 숨졌다"면서 "나도 그날 탑에 있었는데 뭘 좀 사려고 탑 밖으로 나온 뒤 몇 분 지나지 않아 지진으로 탑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AP 통신에 말했습니다.
인근 더르바르 광장에는 불교 승려들이 모여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며 기도했습니다.
도로 한쪽에서는 수십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부의 더딘 피해 복구 활동을 비판하며 시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정치인은 궁궐에, 시민들은 천막에 산다"는 등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네팔 정부 재난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5일 고르카 지역에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과 다음달 12일 규모 7.3의 지진으로 모두 8천856명이 사망하고 2만2천309명이 다쳤습니다.
주택 60여만채가 완전히 부서지고 28만5천채가 일부 파손돼 지금도 400여만명이 천막이나 양철 가건물 등 임시 거주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재건국(NRA)을 출범해 피해 복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외국 지원금 사용처 결정과 지진피해 현황 파악이 늦어지면서 지진 발생 1년이 되도록 본격적인 재건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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