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투자제한 풀고 분배 확대"…성장과 분배 다 잡을 수 있나
↑ 두테르테/사진=연합뉴스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집권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우려를 해소하는 데 애쓰고 있습니다.
13일 일간 인콰이어러넷과 코트라 마닐라무역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 등 현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분배 개선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통령직 인수팀의 카를로스 도밍게즈 전 농업장관은 두테르테 당선인이 헌법을 개정해 외국인 투자 지분 규제를 풀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헌법은 대부분 산업에서 외국인 투자 지분을 40%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은 2014년 62억 달러로 인도네시아(259억 달러), 말레이시아(106억 달러), 태국(127억 달러)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 크게 못 미칩니다.
차기 정부는 지난 3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2.3%에 그친 인프라 투자규모를 5.0%로 늘리고 사업 인허가 기간도 최대한 단축할 계획입니다.
인프라 투자자금 유치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지만 정치적 기반이 약한 두테르테 당선인이 의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아키노 정부의 집권 기간 6%대 경제 성장에도 빈부 격차가 악화한 것이 자신의 지지요인인 점을 고려해 분배 정책에도 나섭니다.
차기 정부는 연 소득 50만 페소(1천257만 원) 이하의 근로자에게는 현행 32%의 소득세율을 낮출 계획입니다.
현재 430만 빈곤가구의 자녀 교육, 의료비 등으로 매달 1천400페소(3만5천 원)를 주는 현금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도 추진합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필리핀 경제가 작년 5.8%에 이어 올해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키노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8∼7.8%입니다.
두테르테 당선인도 빈곤 해결을 위해 고성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성장과 분배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빈곤층 지원 확대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가장 우선시하는 두테르테
그러나 도밍게즈 전 장관은 "최근 사흘간 주가지수가 5% 상승하고 페소화 가치도 오르는 등 대선 결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낙관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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