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5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3.3% 오른 배럴당 47.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3일 이후 6개월래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오른 49.47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뒤 48.97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석유시장은 셰일오일 혁명으로 산유량을 급격하게 늘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기존 메이저 산유국들이 세수확대를 위한 증산에 나서면서 지난 2년간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됐고 유가는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최근 수개월간 나이지리아, 캐나다,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원유 공급이 감소하면서 유가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나이지리아의 경우, 무장세력이 원유시설 공격을 위협하면서 원유 공급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지리아 원유생산량은 10년새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캐나다는 앨버타주 포트맥머레이 지역의 대규모 산불 여파로 오일샌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사태로 최근 2주간 원유 생산량은 일간 150만~2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도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로 석유시추시설 가동이 줄어들고 있는 미국 원유 생산량도 지난해 최고치 대비 8% 이상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브로커리지 업체 PVM의 데이비드 허프턴은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이번주 중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시장 참가자들이 유가전망을 할때 금과옥조로 여기는 골드만삭스는 공급감소 여파로 2분기 평균 유가를 배럴당 45달러로, 올하반기에는 배럴당 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16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때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며 월가 투자은행(IB)중 가장 비관적인 예상치를 내놨지만 글로벌 원유 공급에 제동이 걸리자 전망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공급 부족이 올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수요 증가와 급격한 생산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5월중 공급부족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60달러선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공급 감소와 더불어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지역 수요 증가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인도의 원유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글로벌 수요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헤지펀드들은 지난 1월 이후 유가 랠리가 펼쳐지면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WTI와 브렌트유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브렌트유가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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