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객기 추락이 테러가 맞다면 전세계는 다시한번 테러공포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직격탄을 맞는 곳은 이집트와 프랑스다. 이집트의 경우, 이집트 공항과 이집트 항공기가 잇따라 테러 표적이 되면서 최대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극심한 침체를 겪을 개연성이 크다. 프랑스는 당장 내달 10일부터 한달동안 프랑스 전역을 달굴 ‘유로 2016’(유럽축구 선수권대회)과 오는 7월 국제사이클대회 ‘뚜르드 프랑스’가 주요 테러대상이 될 수 있다. 이집트 여객기 테러 가능성에 놀란 프랑스 여·야는 만장일치로 이날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선포했다. 테러경제 수준도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직후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처럼 각국이 테러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테러로 단정짓기에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적지 않다. 일단 여객기가 실종됐을 때 폭발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점이다. 로이터통신은 미정보당국이 인공위성 사진을 판독한 결과 “여객기에 폭발이 일어난 흔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폭탄 테러시 쉽게 발견되는 여객기 잔해와 파편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또 지난해와 올해 파리와 브뤼셀에서 잇따라 일어난 테러 이후 프랑스 공항이 보안을 대폭 강화한 상태로 철통 보안을 뚫고 비행기에 폭탄을 들고 탈 수 있는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과연 폭탄테러가 가능하겠느냐는 현실적인 지적도 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16’을 앞두고 공항 보안을 대폭 강화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목하는 이집트 카이로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중동권 보도매체인 알자지라는 “지난해 러시아 추락기 사고 이후 이집트 보안 당국이 보안에 만전을 기하던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의문은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테러단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추락, 탑승자 224명이 모두 숨졌던 러시아 여객기 사고 직후엔 IS 이집트지부가 사고 당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바로 밝힌 바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객기 추락 사고 발생 20시간이 지났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 중 하나는 누가 과연 테러를 자행했는가”라며 “어느 테러 세력도 이번 일이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상 테러가 발생하면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테러그룹은 자신들이 그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다.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고, 이를 통해 신규 테러 조직원을 모집하는데 활용하기 위해서다.
테러도 기체결함에 의한 오작동도 아니라면 결국 ‘조종사의 의도적 추락’ 가능성이 남게 된다. 지난해 3월 발생했던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와 지난 99년 발생했던 이집트여객기 미국 해안 추락사건이 대표적이다. 작년 저먼윙스 사고때는 ‘우울증’ 등을 겪는 부조종사가 조종실문을 닫은 후 의도적으로 기체를 남부 알프스 산과 충돌시켜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지난 1999년 10월 뉴욕 존 F. 이륙한 직후 바다에 추락해 2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항공 990편 추락사고는 부
[이지용 기자 /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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