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클라호마 주지사, 낙태 처벌법 거부 "법이 허술하다"

↑ 낙태금지법안에 거부권 행사한 매리 폴린 미 오클라호마 주지사/ AP=연합뉴스

미국 오클라호마 메리 폴린 주지사가 주의회를 통과한 낙태금지 법률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AF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폴린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 후 낸 성명에서 "법안이 너무 애매모호하고, 법적 도전에 대해 유효성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산모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경우'이라는 법안 문구와 관련, "의사가 어떠한 의료 상황을 그런 경우로 봐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위헌'이라고 부기했습니다.

이어 "정의나 분석, 의료기준이 부재하고, (의사의) 주관적인 해석과 적용에 대해서도 불확실하며 취약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법안은 공화당 소속인 폴린 주지사가 낙태 반대론자여서 애초 서명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법적 허술성 때문에 최종 문턱에서 좌절됐습니다.

앞서 오클라호마 주의회는 19일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표, 반대 12표로 가결했습니다.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시술한 의사를 최장 3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법안을 발의한 내선 댐(공화) 주의원은 미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번복하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1973년 미 연합대법원의 '로우 대(對) 웨이드' 판결(임신 6개월 전까지 임신 중절을 선택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인정한 판결) 이래 낙태는 전국적으로 합법화됐습니다.

낙태는 미국 내 핫이슈로, 최근 몇 년간 일부 주에서는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돼 많은 낙태 시술 기관이 폐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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