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일본 우익들의 성지로 불리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방문·참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26일 개막하는 G7 정상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회의가 열리는 미에현 이세시에 위치한 이세신궁을 해외 정상들이 공식 참배하는 방향으로 각국 정부와 최종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정신과 전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참배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이곳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미(天照大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일본 우익들의 성지로 꼽힌다. 도쿄 메이지신궁(明治神宮), 오이타(大分)의 우사신궁(宇佐神宮)과 함께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린다. 때문에 아베 총리와 해외 정상들이 이곳을 함께 참배하는 것을 두고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일본 보수층을 상징하는 장소인데다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상호 문화이해는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며 정교분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G7 정상들은 26일 오전 아베 총리의 안내를 받아 이세신궁 내궁(內宮)에 위치한 ‘고쇼우덴(御正殿)’을 참배할 예정이다. 해외 정상들은 두 번 절하고 두 번 박수를 친 뒤 다시 한 번 절하는 전통적인 참배 방식은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참배한다. 이세신궁은 외궁(外宮)에서 내궁으로
옮겨가며 참배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정상들은 시간상 이유로 내궁만 찾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이세신궁 전통의식인 식년천궁(式年遷宮) 행사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했다. 당시에도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온바 있다.
[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