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을 제3후보 찾았다" 美공화당 시끌시끌…'정체는?'
↑ 사진=연합뉴스 |
한동안 잠잠하던 '제3후보론'이 다시 고개를 내밀면서 미국 공화당 내부가 또다시 시끌시끌합니다.
'네오콘의 전도사'로 불리며 공화당 대선경선 초기부터 도널드 트럼프 낙마운동을 주도해온 윌리엄 크리스톨이 "강력한 제3후보"를 찾았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3후보가 본선에 입후보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데다 트럼프를 꺾을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보수주간지인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톨은 30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트에 글을 올려 "주말을 넘기면서 잘 지켜보라"며 "제3후보(independent candidate)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크리스톨은 그러면서 "인상적인 후보로서 강력한 팀이 있고 (대통령이 될) 진짜 기회를 가진 사람"이라고 주장해 미국 정치권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제3후보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트럼프가 즉각 발끈하며 크리스톨을 때리고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서 "크리스톨은 지난 2년간 틀린 주장을 펴온 당혹스런 패배자"라며 "공화당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그땐 당도 아니다. 강해져라 공화당원들이여!"라고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공화당이 11월 대선에서 이기려면 현명하고 강해져야 한다"며 "경량급들이 (대선판에) 훼방을 놓을 제3후보를 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는 또 크리스톨을 바보 또는 멍청이를 뜻하는 속어인 '더미'(dummy)라고 지칭하면서 "크리스톨이 만일 훼방꾼을 내놓는다면 우리는 대법원에 작별인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집권시 진보 쪽으로 기운 대법관 진용을 바로 잡겠다고 공약해왔습니다.
트럼트 선거캠프의 여성대변인인 카트리나 피어슨은 이날 CNN에 나와 "크리스톨이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공화당 경선에 참여했다 하차한 벤 카슨도 트럼프를 거들고 나섰습니다. 그는 폭스뉴스의 '폭스와 친구들'에 나와 억만장자인 로스 페로가 1992년 대선에 출마했다 당시 공화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H.W. 부시의 표를 잠식하는 바람에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당선된 전례를 거론하며 크리스톨을 비판했습니다.
카슨은 "이번에도 제3후보가 출마한다면 클린턴의 백악관 입성을 도울 것"이라며 "지금 미국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떨어질 위기에 놓인 크루즈 선박과 같은 상태"라며 트럼프를 중심으로 단합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크리스톨이 물색해온 후보군 가운데에는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밴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 톰 코번(오클라호마) 상원의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을 지낸 스탠리 맥크리스탈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설 제3후보로 뛰겠다는 공개적 의사를 표시한 인물은 아직 없습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크리스톨이 주장이 '희망사항'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높은 편입니다. CBS 방송은 제3후보 물색작업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앞으로 2주 이내에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트럼프와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비호감도가 크게 고조되면서 '제3후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제3당인 자유당은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톨과 같은 공화당 장외의 세력이 새로운 제3후보를 내려면 요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각 주자가 본선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시한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형주에 해당하는 텍사스 주의 경우 지난 9일로 이미 시한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입후보하더라도 텍사스주에 배정된 38명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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