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노조와 보수 진영의 거물급 인사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대열에 속속 합류하면서 힐러리의 대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보수진영의 외교·안보분야 거물급 인사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1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공화당 이념을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공화당원이 아닌 것 같다”면서 “나는 기회가 되면 힐러리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아미티지는 조지 W. 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등 역대 공화당 정부에서 외교·안보 요직을 맡아온 보수진영 대표 인사다. 강력한 대북정책을 담은 ‘아미티지 보고서’로 잘 알려진 아미티지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론과 핵보유 용인론을 펼친 트럼프 주장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공화당 중진 마크 커크 상원의원도 이날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는 너무 편협하고 인종차별적이어서 대통령으로 지지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화당 진영 인사들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부한데 이어 힐러리 지지선언까지 나오면서 트럼프와 힐러리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트럼프는 잇따른 히스패닉 무슬림 비판 발언으로 판세를 잃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최대 단일노조인 산별노조 총연맹(AFL-CIO)도 이날 힐러리에 대해 공식 지지를 선언하며 힐러리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리처드 트럼카 AFL-CIO 위원장은 성명에서 “힐러리 전 장관이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입증된 리더”라며 “경선 내내 그녀는 노동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목하는 이슈들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기 여성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도 힐러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윈프리는 미국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힐러리의 선거 구호를 인용해 “나는 그녀를 지지한다”며 “미국은 지금은 여성들에게 매우 중대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윈프리는 또 “이제 유리 천장은 없다”며 “힐러리가 이 땅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ABC방송에도 출연해 필요하다면 힐러리의 선거전을 도울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힐러리와 민주당내 경선을 벌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개혁을 위해 힐러리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지지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샌더스가 힐러리에 대해 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샌더스는 그러나 “아직 힐러리를 민주당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까지 경선 레이스를 지속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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