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일주일 남짓 앞둔 상황에서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했던 조 콕스 영국 노동당 국회의원이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하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17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깜짝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1% 이상 급등한 1만5618.91을 기록 중이다. 전날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책 유보와 브렉시트 우려로 3% 넘게 급락했지만 이날은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전날보다 0.81%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도 0.82% 상승했다.
브렉시트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매수세가 몰리면서 급등했던 엔화 가치는 다소 상승세가 잦아들면서 이날 달러당 104.41엔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브렉시트 현실화를 우려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내다팔고 안전자산인 국채와 엔화 등을 매입하던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까지는 아직도 6일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할 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브렉시트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편승해 한몫 챙기려는 투기자본의 ‘머니 무브’가 계속되고 있어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국채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금리는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라카마 다이스게 미즈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이 EU를 이탈하면 리스크 회피 현상이 강화돼 달러당 엔화값이 100엔을 넘어서 98엔까지 갈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강세로 상장기업 실적 악화가 우려되면서 일본 주식시장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은 주요국와 협력해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아소 다로 경제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투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7개국(G7) 등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하면 제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BOJ)은 2011년 유럽재정위기 당시 미국·유럽 등 6개 은행이 합의했던 달러 공급 협조정책을 염두에 두고 협력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브렉시트가 현실로 닥쳐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질 경우 각국 중앙은행이 FRB에서 달러자금을 인출해 각국의 금융기관에 신속하게 공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약세를 이어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8% 하락한 배럴당 46.21달러로 마감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럽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유로 약세와 달러 강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금값은 상승했다. 16일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3.1bp(1bp=0.01%포인트) 하락(국채값 상승)한 1.563%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0.10달러(0.8%) 오른 온스당 1298.4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16일(현지시간) 새로 내놓은 유럽지역 관련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유럽 공동체의 결속력 약화가 가속화되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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