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화는 지고, 중국 위안화는 뜨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를 전후해 은행간 국제 결제에서 영국 파운드 비중이 하락한 대신 중국 위안화 비중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위안화의 국제결제비중은 1.9%로 6위를 차지해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는 3위를 유지했지만 결제 비중이 8.4%에서 7.87%로 떨어졌다.
시계열을 다소 넓혀보면 아시아 통화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2011년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인 ‘소버린쇼크(Sovereign Shock)’ 직후인 2012년 1월과 비교했을 때, 유로는 은행간 국제 결제 비중에서 12.73%포인트가 하락했고, 파운드화도 1.13%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반해 일본엔은 0.68%포인트, 중국 위안은 1.65%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 일본 등 아시아국가들이 차지하는 위상은 높아지는 반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지위는 서서히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전 세계 통화의 역할을 담당하는 이른바 기축통화(vehicle currency)로는 금과 달러, 준기축 통화로는 유로 엔 파운드 정도가 꼽힌다. 특히 산업 혁명 이후 기축통화 지위를 누려온 파운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달러에 밀렸고 이제는 서서히 사용 비중마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향후 통화패권질서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영국 파운드는 브렉시트 투표 다음날인 24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12%까지 폭락해,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 등이 파운드를 공격한 1992년 검은 수요일(4.1% 하락)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또 영국이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갈수록 줄고 있다. 영국은 글로벌 무역에서 현재 4%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2023년 3%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운드의 가치 하락은 수출 단가를 낮춰 교역 조건을 개선하고 성장률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불러오지만, 가치가 하락한 만큼 기축통화로서 매력은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위안화 블록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 2월 현재 중국과 홍콩으로 송금하는 금융기관 중 위안화를 사용하는 곳은 1131곳으로 2년 전 대비 18% 늘었다. 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서울과 상하이에 개설했고, 작년 12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 바스켓에도 편입시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국 입장에선 영국
앞서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파운드가 급격하게 더 떨어질 것이고 암시했고,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브렉시트 결정 직후 파운드 가치가 최대 20%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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