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테슬라의 사망사고 늑장발표 조사

자동주행모드로 달리고 있던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델S’ 운전자가 사망한 사실을 테슬라 측이 뒤늦게 공개한 게 증권관련 법 위반인지를 놓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18개 바퀴가 달린 대형 트레일러와 모델S가 충돌한 사망 사고는 지난 5월 7일 발생했으며 테슬라는 이 사고를 5월 16일 미국 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고한 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사고를 SEC를 통해 공시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가 6월 30일이 돼서야 회사 블로그를 통해 이를 알렸다.
하지만 SEC는 테슬라가 합리적인 투자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할만한 정보로 간주하고 이 사고를 공표했어야 하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사건 수습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또다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문제는 사고가 투자자들에게 공표되지 않고 있던 기간중에 테슬라와 머스크 CEO가 대량으로 주식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5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약 14억달러(1조600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매각했으며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납부한 세금을 보전하기 위해 매각한 280만주까지 합치면 매각 규모는 20억달러(2조300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는 차기 제품인 모델3의 생산 등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5월 18일 공시했으나 자동주행 사망사고 발생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 대변인은 “이번 건에 대해 SEC로부터 어떤 요청사항도 받은 게 없다”고 해명했다. 또 테슬라는 5월 18일에 사고 차량에서 데이터를 입수하기 위해 플로리다로 조사관을 보냈으며 5월 마지막 주에 데이터 검토를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11일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 CEO가 1급 비밀의 테슬라 마스터플랜을 조만간 공개이라고 언급한 데 힘입어 3.7% 상승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