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파운드화의 급락을 틈타 유럽 최대 극장 체인을 인수했다. 13일 펑파이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완다그룹이 보유한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는 런던에 소재한 오데온 앤 유씨아이(Odeon & UCI) 시네마 그룹을 영국계 사모펀드로부터 9억2100만파운드(약 1조4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2012년 완다가 인수한 AMC는 올해 초 미국 4위 극장 체인 카마이크를 11억 달러(약 1조2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오데온 인수를 타진해온 완다는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파운드화 가치가 수십 년래 최저로 떨어지자 베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AMC의 애덤 애론 CEO는 12일(현지시간)기자회견에서“파운드화 급락이 거래를 마무리짓게 했다”며 “이번이 유럽의 대형 극장 체인을 인수할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데온은 총 242개 극장과 2236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유럽최대 극장체인이다. 오데온은 인수 후에도 런던에 계속 남고, 브랜드도 유지할 예정이다. 영국 반독점 당국의 검토를 거쳐 오는 4분기께 최종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로써 완다그룹은 중국과 미국과 유럽 등에 630여개 상영관, 7600여개 스크린을 보유한 초대형 극장체인을 거느리게 됐다. 완다는 2012년 미국 극장 체인 AMC를 26억 달러에 인수한 후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작년에는 호주 극장 체인 호이츠그룹을 사들였으며, 올해 1월에는 미국 영화 제작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미국 2위 극장 체인 A
복합쇼핑몰 완다플라자를 비롯한 부동산개발로 성공한 왕회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주력산업을 전환하고 있다. 극장체인 완다시네마와 테마파크 완다시티 등은 모두 중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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