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첫째날인 25일 ‘스타’는 힐러리 지지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와 미셸 오바마였다면 전당대회 이틀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빌 클린턴이었다.
“1971년 봄, 한 여자를 만났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빌 클린턴은 예일대 법대 정치학 수업에서 금발에 커다란 안경을 쓰고 화장기라곤 없는 얼굴의 아내를 처음보고 무언가 힘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클린턴은 “힐러리가 대학 시절부터 어린이와 소수인종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나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줬다”며 “아내 힐러리가 ‘체인지 메이커(Change-maker)’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은 “다가올 내일보다 지나간 어제가 더 많은 우리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더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힐러리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힐러리는 이날 전당대회 마지막 순간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방금 유리 천장에 가장 큰 균열을 일으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 만일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어린 소녀들이 있다면 다음 차례는 바로 너라고 전하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체코 출신 여성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 정부때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도널드 트럼프는 이상하게도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김정은 같은 독재자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갖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푸틴이나 김정은에 대해 각각 “훌륭한 지도자”,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후한 평가를 내린 점을 지적한것이다. 그러면서 올브라이트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서 승리한다면 푸틴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직견탄을 날렸다. 올브라이트는 “아마도 푸틴은 지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전당대회 직전 불거진 이메일 해킹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또 그웬 카, 레슬리 맥스패든, 시브러나 풀턴 등 백인 경찰에 희생된 흑인 어머니들이 등장해 ‘용서와 통합’을 호소해 참석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처럼 민주당 전당대회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통큰 지지’, 힐러리의 남편이자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의 명연설, 흑인 희생자 어머니들의 눈물어린 호소 등 드라마틱한 요소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직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 등 거물급 스타 연사들의 잇따른 등장도 미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26일(현지시간)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 TV 시청자 수는 총 2855만명으로 지난 18일 공화당 전당대
[필라델피아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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