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감금 성폭행당한 美여성의 새로운 인생 이야기
↑ 제이시 두가드/사진=연합뉴스 |
5년 전 미국에서 발간된 'A Stolen Life'는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실화를 다룬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도둑맞은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습니다.
열한 살 소녀 때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됐다가 스물아홉 살 성인 때 우연히 탈출한 믿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우스 레이크 타호(South Lake Tahoe)에 살던 소녀는 여느 때처럼 학교에 가려고 스쿨버스를 기다리다가 길을 묻는 부부에게 납치됐습니다.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려던 소녀는 전기충격기에 쓰러진 뒤 차량 뒷좌석에 실려 300㎞이상 떨어진 샌프란시스코까지 잡혀갔습니다.
뒤뜰의 창고에 갇힌 소녀는 납치범 남성으로부터 한 달 뒤부터 성폭행당하기 시작했습니다. 납치 차량의 조수석에 타고 있던 부인은 공범이었습니다.
소녀는 열네 살 때 납치범의 딸을 낳은 데 이어 열일곱 살 때는 둘째 딸을 출산했습니다.
그렇게 성폭행당하면서 갇혀 지내는 기간이 18년이 지났을 때 서른을 앞둔 그녀가 납치생활을 끝내는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고 마침내 뒤뜰 창고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는 스토리입니다.
감금 생활을 끝낸 제이시 두가드는 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납치생활을 끝낸 2년 뒤인 2011년에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책에다 담았습니다.
책의 독자들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납치범 부부에게 분노했고, 10대와 20대 시절 대부분을 창고에서 폭행당하며 보낸 두가드에게 동정심과 함께 격려를 보냈습니다.
이후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과거의 아픔을 이겨내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아니면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세간의 궁금증을 짐작이라도 한 듯 두가드가 자신의 두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지난달 나온 'Freedom : My book of Firsts'는 감금 생활에서 풀려난 그녀가 낯선 사회에 새로 적응해 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30대 어른이 돼서야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들이 대부분.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엄청난 도전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번째 저서에서는 두가드가 충격적인 내용을 담담하게 소개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납치범에게 장시간 성폭행당하는 이른바 '달리기'를 공개하는가 하면, 납치범 부인까지 포함된 3명의 성관계를 강요당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신간에서는 독자들을 충격에 빠트리거나 분노하게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대신 일반인에게는 아무런 일도 아니지만 18년 동안 세상과 동떨어져 있었던 저자로서는 어쩔 줄 몰라 당황해하는 일상생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8년 만에 엄마 얼굴을 봤을 때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이미 10대 중반이 된 큰딸이 처음으로 학교에 간 날의 기억, 운전대를 잡았다가 과속으로 범칙금 딱지를 받았던 경험, 친구의 결혼식에서 처음으로 춤을 춘 이야기 등등.
이런 이야기는 스마트폰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에게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녀에게는 극복해야 할 현실입니다.
두가드는 다시 세상에 나와 자신이 겪은 일을 재미삼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남들과 다른 일상을 자랑하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당황했던 순간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지도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원하지 않은, 상상도 못 할 비극을 당했지만,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인생은 개척하기 나름이며 비극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행복의 열쇠는 우리 개개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리가 그 열쇠를 쥐어야 한다"고.
그녀는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합니다. "18년의 기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지울 수 있는 기억이 아니다"고 토로합니다.
그런데도 아픈
272페이지.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 SCHUSTER)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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