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츠 카프카. |
이스라엘 대법원은 카프카의 원고는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 소유로 인정돼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10년 카프카가 생전에 썼던 원고가 공개된 이후 6년 만에 ‘원고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막을 내린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는 1924년 죽기 전 자신의 친구 맥스 브로드에게 원고를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유대인이었던 맥스 브로드는 나치의 횡포를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거처를 옮기다 원고를 미처 태우지 못했다. 이후 원고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던 브로드는 1968년 죽기전 자신의 비서 에스더 호페에게 원고를 맡기며 예루살렘에 있는 대학교든 지역 도서관이든 이스라엘 어딘가에 꼭 기부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호페는 원고를 기부하지 않았고 카프카의 소설 ‘소송(The Trial)’의 원고를 200만 달러에 팔아 넘기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죽기전 남은 원고를 자신의 두 딸들에게 넘겼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스라엘 정부는 처음 원고를 건네받은 브로드의 유언을 따라 원고가 이스라엘 국유 물품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페의 두 딸이 “카프카의 원고는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어머니가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아니냐”며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자 긴 법적 공방까지 이어진 것이
긴 싸움 끝에 결국 카프카의 원고를 손에 거머쥔 쪽은 이스라엘 정부였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맥스 브로드는 자신의 친구 카프카의 원고가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며 문학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에 보관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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