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화약고’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다시 맞붙을 기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테러 조직을 물리치는 상황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2년 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된 뒤 고조됐던 양국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테러공격을 하려던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의 계획을 사전 차단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FSB는 지난 7일 새벽 우크라이나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반도 북부의 아르미얀스크에서 크림반도로 침투하려던 우크라이나 정보총국 소속 유격대원들을 적발했고, 이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져 FSB 요원 1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또 총격이 벌어진 지역에선 유격대원들이 보유했던 TNT 40kg 위력의 사제 폭발물 20여개와 탄약, 지뢰, 수류탄, 특수 무기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유격대원들은 크림반도로 침투해 주요 시설에 테러를 가함으로써 정세를 혼란에 빠트리려 했다는 것이 FSB의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평화적 해결이 아닌 테러에 의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주장은 환상이고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치, 외교적 방법으로 크림반도의 주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SB가 앞서 크림반도에서 테러공격을 하려던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의 계획을 사전에
친러시아계 주민이 다수인 크림반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러 정권이 실각한 뒤 친서방 정책이 실시되자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이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에 대한 주권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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